본문 바로가기

일상/후기

[인턴후기]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동계 연구 연수생 후기

반응형

 

이번 2020년 초는 생애 첫 인턴으로 알차게 채웠다.

당연히 불합격일 줄 알고 기대는 안했지만, 합격이라는 소식에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다.

지원


보통 에트리 연수생 모집 공고는 하계-5월 중순~말, 동계-11월 중순~말에 게시된다. 지원서 접수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나는 사망하는 3학년이 한참 진행중이었던 11월 중순에 공고를 확인했고, 제출 기한이 일주일도 안남아 없는 시간 겨우 쪼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자기소개서는 학업 내용 작성과 일반적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나눠져있다. 내 기억으로 학업 내용은 2500자 내외, 자기소개서는 5000자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부분은 매년 달라지니 꼭 확인해야 합니다!

 

에트리 연수생은 거의 자기소개서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별다른 면접 없이 결과가 통보된다.

결과는 약 한 달 뒤인 12월 중순에 나왔다. (예정 발표일보다 조금 미뤄져 시험기간 고통이 두배로 늘어나긴 했다...ㅎ) 결과 발표가 조금 미뤄져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엄슴했지만, 다행히도 선발 결과 창에는 '선발'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연구 연수생이 되었다.

 

준비


앞서 말했던 것처럼 최종 결과는 12월 중순쯤 나온다. 거기에 이번 발표는 예정 발표일보다 미뤄져 18일에 발표가 나왔다. 인턴 시작은 1월 2일이었고, 다행히도 기말고사는 12월 19일에 끝났지만 문제는 준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도 구하고 짐도 싸야 하는데, 보통 부모님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많아 더 빠듯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집은 발표가 난 주 토요일에 내려가 계약했다. 이번에는 기숙사 제공이 아예 되지 않는다하여 단념하고 바로 자취를 선택했다. 지역은 에트리 근처에 있는 신성동이었다. 집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필로티 구조 2층+채광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무거나 잘 놓치고 무의식중에 쿵쿵거리며 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사장님과 열심히 집을 둘러봤는데, 찜했던 집을 다른 집 둘러보는 15분 사이에 스틸당하기도 했지만, 외곽으로 빠져서 조용하고 깔끔한 집을 얻어 꽤 괜찮은 자취를 할 수 있었다.

 

원하는 집에서 살고 싶으면 최대한 빨리 가서 선점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업무


출근은 1월 2일 부터 했다. 첫 날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오티에 기본적인 안내받고, 부서로 이동해 바로 밥먹고, 함께 일하는 인턴분들과 안면트고, 정신없이 앉아 있다보니 하루가 끝났다.

 

본격적인 업무는 3일부터 시작했다. 물론 기본 업무는 정해져 있었겠지만, 담당 연구원님과 업무 조절을 위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래도 내가 보안학과 학생이고, 그동안 규모있는 프로젝트에서 코딩을 할 일이 거의 없어 기초적인 일부터 시작했다. 업무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단순한 데이터 가공이라 누르고 옮기고 검토가 전부였다. 추가로 연구원님이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찾아보라고 하셔서 1월 한 달은 논문만 제대로 읽은건 10개? 빠르게 읽은건 30개 이상이었다...하하,,,, 아무래도 연구기관이다보니 양질의 논문에 접근하기도 쉽고 내부 도서관도 있어서(물론 난 이용안했지만) 평소에 깊게 접하기 어려웠던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설 연휴 쯤 첫 업무가 끝났다. 그리고 비슷한 종류로 다음 업무가 주어졌는데, 요령이 생겨 열흘만에 다 끝내고 말았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간단한 코딩도 하게 되었다. 사실 코딩을 안한지 반년이 되가는 시점이었고, 그동안 간단한 기능 구현이 주된 코딩이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단순 작업하다 나름 머리쓰는 일을 하다보니 지루하지는 않았다.

 

두번째 업무는 요령이 생기다보니 일주일만에 끝냈다. 연구원님이 놀라신 눈치였다. 빨리 끝내야 하는 업무인 줄 알고(아무도 빨리 끝내라는 말도 없었는데 ㅋㅋㅋ) 혼자 삘받아 와다다다 일주일만에 끝내버린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새로운 업무가 주어졌다. 연구원님이 쓰실 툴을 만들라고 하셨다. 나는 멘붕이 왔다. 왜냐하면 코딩 안한지 오조오억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ㅎㅎ 결국 완벽하게 완성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코딩하면서 뭔가 만든다는 생각에 조오오오금 신나기도 했다.

 

 

주절주절


동기사랑! 나라사랑! 내가 지원한 부서는 여러명 뽑는 부서라 여러명이 다같이 다녔다. 연수생 하기 전까지 학교-집만 반복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니 새내기로 돌아간 것 같고 막 그랬다 ㅎㅎ 물론 내가 제일 어리긴 했다.ㅎㅎㅎ 사실 나는 기본 텐션이 높은 편이다. 나름 텐션 낮춘다고 해봤는데 쉽지 않았는데, 함께 일하면서 받아준 동기들이 있었기에 참 고마웠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한 번 밖에 회식을 못했는데, 아마 바이러스만 아니었어도 한 두번 정도 더 따로 놀았을 것 같다.

 

에트리 주변은 교통편이 매우 안좋은 편이다.. 특히 신성동 방향으로 빠지는 버스가 25분에 한 대씩 올 정도로 심각하다. 여름이면 걸어다녔을 거리지만, 추운 겨울에 20분 이상 걷고 싶지 않아 꿋꿋하게 버스타고 다니다 퇴근할 때는 공유 자전거 '타슈'를 타고 퇴근했다. 손 매우 차가워진다,, 혹시 차가 있다면 차로 출퇴근 추천,, 아니면 지각하지 않을 자신 있다면 셔틀버스 정차하는 곳 근처에 집을 잡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암튼 교통편 진짜 안좋다. 신성동 방향은 가까워서 택시도 안잡히는 경우가 있다.

 

구내식당은 한식, 분식, 양식이 있는데 음,, 고등학교 급식 먹는 기분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한 번은 카레 닭볶음탕?같은게 나왔는데 조각 몇개가 덜 익은 상태로 나오기도 했다. 가끔 탕수육, 강정치킨 나오면 맛있긴한데 한식, 분식, 양식이 셋 다 노답인 날은 그냥 맘스터치 배달시키거나 신성동 가게로 밥먹으러 다녀오기도 했다. 참고로 배달되는 음식도 적다! 외딴 곳에 있어 배달되는 음식이 한정적이다... 

 

에트리는 연구 맛집이지만 노을도 맛집이다. 여름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겨울 근무는 2월쯤 되면 해가 길어져서 퇴근시간에 노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다보니 확실히 노을이 더 멋있게 보이긴한다.

 

 

마무리


두 달 동안 생활하며 가장 많이 느낀 건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공부하던 분야가 아니라 더 그랬지만, 그래도 부던히 노력해야한다는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공부한 뒤 지원했으면 보다 알찬 인턴생활을 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아무튼 두 달 잘 지낼 수 있게 인턴 합격시켜주신 연구원님과 AI 돌아이 받아준 연수생 분들, 징징거렸지만 좋은 집 찾아주신 부동산 사장님, 언제나 응원해준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 감사합니다~!

 

후기 끝.

 

 

 

질문은 댓글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주세요!

반응형